한국 디자이너들이 파리를 점령하는 법
한국 디자이너들이 파리를 점령하는 법
파리 패션위크 마지막 날. 샹젤리제 거리의 한 쇼룸에 글로벌 바이어들이 모여든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2025 봄/여름 컬렉션을 보기 위해서다. 이제 한국 디자이너는 파리 패션위크의 단골 손님이 되었다.
K-패션의 정체성
한국 디자이너들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적 미니멀리즘과 서양의 구조미를 절묘하게 결합한 디자인 철학 때문이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 있는,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적인 옷.
정욱준 디자이너의 브랜드 '우영미'는 이러한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준다. 클래식한 테일러링에 한국적 감성을 더한 그의 디자인은 파리 남성복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베컴, 칸예 웨스트 등 글로벌 셀럽들이 그의 옷을 입는다.
밀라노에서 인정받다
최범석의 '준지'는 밀라노 패션위크에 초대받은 최초의 한국 브랜드다. 2007년 첫 쇼 이후, 그는 매 시즌 밀라노에서 컬렉션을 발표한다. 이탈리아 장인의 테일러링 기술과 한국의 현대적 감각이 만나 탄생한 그의 옷은, 유럽 패션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준지의 성공은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이제 많은 한국 브랜드가 밀라노, 파리, 뉴욕에서 정기적으로 쇼를 연다. 에르노, 김서룡, 김재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뉴욕이 주목하는 이유
뉴욕 패션위크는 더 역동적이다.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들이 이곳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알렉산더 왕, 필립 림, 리처드 차이. 이들은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뉴욕에서 자랐고 뉴욕에서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에서 자란 디자이너들도 뉴욕에 진출한다. 그들은 한국적 정체성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한복의 실루엣, 전통 문양, 한국의 색감. 이 모든 것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뉴욕 런웨이에 오른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무기
한국 디자이너들의 또 다른 강점은 지속가능성이다. 유럽 패션계가 환경 문제에 민감해지면서, 한국 디자이너들은 이를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재활용 소재, 업사이클링, 제로 웨이스트 패턴. 한국 디자이너들은 윤리적 패션을 실천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는 글로벌 패션 에디터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다.
다음 세대를 위하여
한국 정부와 패션 협회도 디자이너 지원에 나섰다. 해외 패션위크 참가 지원금, 쇼룸 운영 지원, 글로벌 바이어 연결.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더 많은 신진 디자이너가 세계 무대를 꿈꾼다.
이제 한국 패션은 K-팝, K-드라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 콘텐츠가 되었다. 단순히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닌, 한국만의 정체성을 담은 옷을 만드는 것. 그것이 한국 디자이너들이 세계를 점령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