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을 디자인하는 한국 브랜드들

서울 성수동의 한 편집숍. 재활용 소재로 만든 가방, 비건 가죽 지갑, 업사이클링한 의류가 전시되어 있다. 가격표 옆에는 '이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혀 있다. 지속가능성을 디자인하는 한국 브랜드들의 시대가 열렸다.

왜 지속가능성인가

패션 산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산업이다. 대량 생산, 과소비, 폐기.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 브랜드들도 이에 응답한다.

그러나 단순히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을 금방 알아챈다. 진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

프라이탁은 스위스 브랜드지만,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다. 폐트럭 방수포로 만든 가방.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 이 철학이 한국 브랜드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플리츠마마는 한국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폐현수막, 자동차 안전벨트, 낙하산 천. 버려진 소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제품은 독특하고 튼튼하다. 환경도 지키고, 스타일도 챙긴다.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패션. 비건 패션이 주목받는다. 가죽, 울, 실크 대신 식물성 소재나 합성 소재를 사용한다. 그러나 품질이나 디자인은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낫아워스는 비건 신발 브랜드다.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가죽, 코르크 깔창, 재활용 고무 밑창. 모든 소재가 비건이다. 디자인도 세련되어 비건이 아닌 사람들도 찾는다. 윤리와 스타일은 공존할 수 있다.

옷을 만들 때 버려지는 원단이 많다. 평균 15%의 원단이 쓰레기가 된다. 제로 웨이스트 패턴은 이를 최소화한다. 원단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옷을 만드는 기술이다.

한국의 신진 디자이너들이 이에 도전한다. 복잡한 패턴 설계, 창의적인 디자인. 제약이 오히려 창의성을 불러일으킨다. 제로 웨이스트가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되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소재만의 문제가 아니다. 생산 과정도 중요하다. 어디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브랜드들은 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어웨이크는 모든 제품에 '이 옷의 여정' 정보를 제공한다. 목화 농장, 방적 공장, 염색 공장, 봉제 공장. 각 단계를 추적할 수 있다. 공정 무역, 적정 임금, 안전한 작업 환경. 이 모든 것이 보장된다.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브랜드들은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망가진 옷을 고쳐 입을 수 있게 한다. 심지어 무료로 수선해주는 브랜드도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도 활성화된다. 번개장터, 당근마켓에서 브랜드 옷이 거래된다. 일부 브랜드는 자체 리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옷을 되사고, 리폼해서 재판매한다. 순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제품뿐 아니라 패키징도 중요하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다. 어떤 브랜드는 아예 포장을 하지 않는다.

이니스프리는 공병 수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빈 화장품 용기를 가져오면 포인트를 준다. 수거한 용기는 재활용된다. 소비자도 환경 보호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다.

MZ세대는 가치 소비를 한다. 싸고 많은 것보다, 비싸도 의미 있는 것을 산다.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 윤리적인 브랜드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는 단순한 착한 소비가 아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나는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 나는 윤리적인 소비자. 구매가 곧 표현이 되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앞으로 모든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한국 브랜드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 착한 소비이면서도 멋진 스타일. 이것이 한국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을 디자인하는 방법이다.